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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희생이 헛되지 않아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카투사 전사자 유족, 미 워싱턴 추모의 벽 찾는다

[맘스타임즈, 최영진기자] "유일하게 남은 사진을 보면서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나라를 위한 아버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6·25전쟁 중 전사한 카투사 고 한상순님의 자녀 한신희(1950년생, 73세, 남, 충남 아산)님이 미국 워싱턴 디시(D.C.)에 건립된 ‘미 한국전전사자 추모의 벽’ 방문에 앞서 아버지를 그리며 남긴 소감이다.

국가보훈처는 추모의 벽 준공식을 하루 앞둔 26일(화) 오후 3시(현지시간, 한국시간 27일(수) 04시), 한국전참전용사 추모재단(이사장 존 틸럴리)과 함께 한신희님과 같이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포로가 됐거나 실종, 전사한 유가족 800명에게 한국정부의 지원으로 건립된 ‘미 한국전전사자 추모의 벽’을 가장 먼저 공개하고 추모의 시간을 갖는 ‘전쟁포로·실종·전사 유가족 추모행사’를 개최한다.

추모행사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존 틸럴리 한국전참전용사 추모재단 이사장, 조태용 주미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인사와 인사말씀, 한·미 육군 기수단 입장, 추모의 벽 헌화 및 추모, 탁본행사 순으로 진행된다.

한신희님은 전사 후 70년 만에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미 워싱턴 디시(D.C.) 추모의 벽을 찾는다. 준공식에 앞서 열리는 유가족 추모행사에 한국 국적의 카투사 전사자 유가족으로서 참석한다.

한신희님은 "제가 태어나고 1년 반쯤 지나 입대하셨고, 1953년 1월, 휴가를 나오셔서 저를 안고 찍은 사진이 마지막입니다. 어렸기 때문에 아버님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사진을 보면서 그리움을 달래며 오늘날까지 살아왔습니다”라고 말했다.

한신희님의 아버지 고 한상순(1931년생)님은 1952년 5월 제주 모슬포 제일훈련소에서 군사교육 후, 미군 미 제7사단 17연대에 배속되어 복무했다. 이후 경기 연천 천덕산 폭찹힐 고지 탈환 전투에서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 적군의 포탄에 우대퇴부 파편창으로 전사(1953.7.10.)했다. 정전을 불과 17일 앞두고 안타깝게 전사한 것이다.

유가족들은 이날 행사에서 각자의 가족(전사자)에게 흰 장미꽃을 헌정하고, 전사자의 이름을 탁본하여 소장할 예정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여 유가족들을 위로한데 이어, 한신희님과 함께 탁본행사에도 직접 참여한다.

한국 정부가 미 한국전 전사자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추모의 벽 건립비용을 부담해 준 점이 고맙다는 한신희님은 "추모의 벽이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한국전 전사자를 기리는 상징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추모의 벽에 전사자들의 이름을 새긴 것은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미이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전사자들의 공헌을 알려나가는 것은 물론, 남겨진 유가족 분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예우하는 것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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